[CSUN 2011] 장애인 IT 기기에도 ‘스마트’ 바람
장애인 정보통신기기 전시회에서 흔히 보는 제품들은 독서확대기, 점자 단말기, 의사소통 보조기기(AAC) 등입니다. 대개 장애인이 PC나 휴대폰을 쓸 때나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도우미 제품들입니다. ‘CSUN 2011’ 전시회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부턴 스마트폰 관련 제품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애플 아이폰을 시작으로 안드로이드폰, 윈도우폰 등이 쏟아져나온 게 불씨가 됐습니다. 장애인 보조기기와 연결해 쓸 수 있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이나, 스마트폰 자체를 보조기기로 탈바꿈해주는 앱도 여럿 나왔습니다.
CSUN 2011에서 눈에 띄는 제품들을 모아봤습니다. 먼저 국내에서 참가한 기업 전시장부터 둘러봤습니다.
힘스인터내셔널은 독서확대기, 점자단말기, 데이지 플레이어 등을 전문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CSUN엔 벌써 10년 넘게 참여하고 있는 단골손님이죠. 국내 점자단말기 10대 가운데 9대는 힘스인터내셔널 제품이라고 합니다. 5년 전부터는 미국 지역에도 점자단말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아예 미국 지사를 따로 차렸습니다.
올해 CSUN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는데요. 대표 브랜드인 ‘브레일 센스’ 점자단말기는 시각장애인이 점자로 웹페이지나 문서를 읽고 쓸 수 있도록 돕는 기기입니다. 문서 작성 기능부터 파일 관리, 주소록과 일정관리 기능까지 점자와 시각장애인용 키보드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만 없을 뿐, PC나 다름 없는 셈입니다. 유선 초고속 인터넷과 와이파이, 블루투스도 지원합니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헤드셋을 점자단말기에 무선으로 연결해 쓰는 식이죠.
새로운 기능도 눈에 띕니다. 올해 CSUN 박람회에서 힘스인터내셔널은 ‘소셜’ 기능을 덧붙인 브레일 센스를 선보였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브레일 센스로 트위터나 구글 토크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한 겁니다. 페이스북이나 스카이프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보이스아이는 스마트폰용 ‘보이스아이 코드’란 응용프로그램(앱)을 선보였습니다. 앱을 실행하고 QR코드와 비슷한 ‘보이스아이 코드’에 갖다대면 해당 보이스아이 코드에 담긴 텍스트 정보를 스마트폰 화면으로 불러줍니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글꼴 크기를 늘리거나 고대비 화면으로 바꿔 볼 수 있고, 글자를 소리로 읽어주는 텍스트-음성 변환 기능도 제공합니다. 모두 8가지 언어를 음성으로 바꿔 읽어주므로, 언어에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보이스아이 코드’는 보이스아이가 자체 개발한 코드입니다. 국내에선 주민등록등본 같은 공공기관 문서에 공식 적용돼 있습니다. 개인 이용자는 보이스아이 홈페이지 ‘코드생성‘ 메뉴에서 일정, 명함, 일반 텍스트, 웹주소 등을 손쉽게 보이스아이 코드로 만들 수 있습니다. ‘MS워드’나 ‘어도비 인디자인’에서 보이스아이 코드를 만들 수 있는 플러그인도 보이스아이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은 무료지만,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은 웹사이트 라이선스 계약을 따로 맺어야 합니다.
장애인용 키보드와 마우스 SW를 제공하는 모비언스는 올해 ‘스몰쿼티 키보드’란 SW로 CSUN 부스를 채웠습니다. ‘스몰쿼티’는 모비언스가 자체 개발한 키보드 입력 방식인데요. 얼핏 보면 국내 ‘천지인’ 방식과 비슷합니다. 9개의 키패드에 자·모음을 배치해 글자를 입력하게 만든 게 특징이죠.
‘스몰쿼티 키보드’는 마우스로 스몰쿼티 자판과 마우스 기능을 번갈아 쓸 수 있게 해주는 SW입니다. 보통땐 마우스로 쓰다가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스몰쿼티 키보드가 뜨고, 마우스를 조작해 키보드를 움직여 글자를 입력하는 식입니다. 안재우 대표는 “스몰쿼티 키보드를 쓰면 기존 키보드보다 자판 수도 적고 입력 속도도 빠르다”라며 “장애인도 쉽고 빠르게 글자를 입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패드용 앱도 함께 선보였는데요. 곧 앱스토어에서 만나보게 될 전망입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도 행사장 2층 한켠에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드림브레인’은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자판을 기존 노트북에 결합한 일체형 점자 노트북입니다. 명함점자기도 선보였는데요. 일반 명함에 점자 정보를 인쇄할 수 있는 프린터로, 1분에 15장까지 출력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보조기기 전시회도 ‘트렌드’가 있는데요. 최동익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설명에 따르면 “예전엔 CCTV나 전자투표, 은행 업무 자동화기기(ATM) 관련 장애인 제품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관련 제품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밖에 전시장에 나온 제품들을 둘러보겠습니다.
▲일반 참관객을 위한 등록 부스.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자폐증이나 운동신경 장애, 언어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의사소통 보조기기.
▲터치스크린 기반 다양한 의사소통 보조기기가 전시돼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앱도 눈에 띄게 늘었다. 아애피드에 연결해 화면을 조작할 수 있게 돕는 장애인용 스위치.
▲휴대용 단말기 형태로 나온 의사소통 보조기기.
▲눈동자를 인지해 마우스를 움직여 PC를 조작하게 돕는 보조기기.
▲Assisthive Techonlogy. :)
▲독서확대기. 탁상용 대형 제품부터 휴대용까지 다양한 독서확대기가 전시돼 있다.
▲점자 프린터.
▲스마트폰으로 글자를 비추면 이를 확대해 보여주고 글꼴, 색깔 등을 바꿀 수 있는 앱.
▲한 시각장애인이 텍스트-음성 변환 단말기를 시험해보고 있다.
▲교육용 보조기기 시장도 큰 편이다. 교육용 점자 달력.
▲레고블럭 모양의 점자 메시지 보드.
▲탁상용 독서확대기.